어른께는숟가락이 아닌 수저를 드립니다
'수저'는 숟가락(숟갈)과 젓가락(젓갈)을 아울러 이르는 말이다.
그냥 숟가락을 뜻하는 말로도 쓰이는데, 높임말이다.
어른께는 수저를 드려야지 숟가락을 드리는 게 아니다.
수저는 식사도구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.
어른이 수저를 드시기 전에 밥을 먹지 않았다.
어른 공경의 마음이 담겨 있다.
중세국어에서 슫가락은 '술' . 젓가락은'져' 였는데 둘이 합해서 수저가 된
것이다.
훈민정음 반포 직후 언해(諺解, 한문을 한글로 번역하는 것) 작업이 활발했는데
'두시언해' '월인석보' 등 언해서에 '수저'가 나온다.
'밥 한술 못 떴다'같이 지금도 '술'이 쓰인다.수저는 한자어로 시저(匙箸)인데
수저와 관련이 있어 보인다.
숟가락인 匙는 비수 비(匕)가 들어있어 짧은 칼 형태임을 알 수 있고, 밥 열 술이
한 그릇이 된다는 뜻으로 여럿이 조금씩 합력하면 한 사람을 돕기 쉽다는 뜻
십시 일반(十匙一飯)에 나온다.
젓가락인 箸는 대 죽(竹)이 들어 있다.
대나무로 만들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.
수저가 '계급'이 되었다.
금수저에 훨씬 못미치는 많은 사람을 왜 흙수저라 하나?
금수저가 금수저가 못 된 쪽을 흙수저라 하는 것, 가치를 감히 매길 수 없는
'흙'에 대한 모독이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