상념

비움과 채워짐...

에 스더 2011. 11. 18. 17:16

숲 그늘이 이제야 하늘이 보일 만큼 넓어졌다.

하늘빛을 숲 그늘로 초대하려는 모양이다.

숲은 가을빛을 받아들여 하늘이 빚는 가장 아름다운

색깔로 자신을 나타내고 싶은 모양이다.

숲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보여주는 새로운 모습을

발길이 닿는 곳에서부터 보게 된다.

가을빛은 숲의 빈 공간을 채우고 있다.

세상에서 하나가 떨어지면 그 자리에 상처가 남는다.

잃어버리면 빈자리가 된다.

하지만 숲은 그 빈 공간을 하늘 빛으로 채우는 지혜가

있다.

그래서 가지 끝에서 아름답게 물든 단풍잎이 떨어진다.

해도 안타까워하기보다는 떨어진 그 자리에 새로운

생명이 피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.

하늘빛은 우리 영혼에도 들어오기 위해 빈 공간을

마련하나 보다.

우리 삶에 소중한 것들이 떨어지기도 하고 자랑했던

것들이 낙엽이 되어가기도 한다.

우리가 붙잡고 있던 것들이 떨어진 그 빈자리에 하늘빛이

들어올 수 있기때문이다.

그래서 하늘을 바라보고 서 있는 영혼은 잃어버리는 것이

아니라 하늘의 것으로 채워지는 인생이 되는가 보다.